요양보호 중 낙상사고,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할까?

요양보호사 업무상과실치상 고소를 당했다면 과실의 ‘근거’부터 따져보아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지혜 변호사입니다.
요양원이나 방문요양 과정에서 어르신이 넘어져 골절 등의 상해를 입는 낙상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치매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경우 보호자가
“요양보호사가 제대로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 아니냐”
며 요양보호사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동시에 치료비·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민사 손해배상청구까지 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낙상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요양보호사에게 곧바로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는 무엇보다도
① 피의자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② 실제로 그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③ 주의의무 위반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를 면밀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1. 업무상과실치상죄란?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행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실수로 발생한 사고니까 가벼운 사건이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처벌의 정도는 상해의 정도, 사고 발생 경위,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피해 회복이나 합의 여부, 동종 전력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과실치상죄와 달리 업무 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그 업무상 어떠한 조치까지 요구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2. 낙상사고가 발생했다고 곧바로 ‘과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바로 과실의 존재입니다.
대법원 역시 업무상과실이 문제되는 사건에서 결과 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할 수 있었는지,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 정도가 어떠한지를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고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부족하고, 구체적인 업무상 과실의 존재와 그 과실로 인하여 상해라는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역시 의료인의 업무상과실 사건에서 이러한 요건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요양 중 낙상사고에서도
“요양보호사가 옆에 있었으면 막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는 사후적인 추측만으로 책임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사고 당시 요양보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는지를 먼저 밝혀야 합니다.

3. 실제 수행사례 ― 치매 어르신의 낙상사고

제가 실제로 수행한 사건 중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요양보호사였고, 피요양자는 치매를 앓고 있던 고령의 할머니였습니다.
요양 과정에서 할머니께서 홀로 보행기를 잡고 이동하시던 중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후 보호자는 요양보호사였던 의뢰인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형사고소하는 한편,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주장하였습니다.

낙상사고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보호·감독자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어르신이 혼자 넘어지신 것이므로 책임이 없다”
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에게 사고를 방지해야 할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실제로 존재하였는지부터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4. 서지혜 변호사의 대응 ①

법적·계약적·조리상 의무를 각각 나누어 검토
저는 먼저 업무상과실치상죄에 관한 형법 규정과 관련 판례를 정리한 뒤,
의뢰인에게 피해자의 모든 보행을 일대일로 관찰하거나 이를 직접 제지하여야 할 정도의 주의의무가 있었는지를
① 법률상 의무
② 계약상 의무
③ 조리상 요구되는 의무
로 각각 나누어 검토하였습니다.

① 법률상 의무가 있었는가
관련 법령과 요양보호사의 직무범위를 검토하여 사고 당시 의뢰인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안전조치를 취할 법적 의무가 있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단순히 요양보호사라는 이유만으로 피요양자의 모든 행동을 24시간 곁에서 통제해야 하는 의무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어떤 법령을 근거로 어느 정도의 주의의무가 발생하는지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② 계약상 의무가 있었는가
다음으로 실제 요양계약과 업무 범위를 확인하였습니다.
요양보호사가 담당하기로 한 업무가 무엇이었는지, 피요양자의 이동 과정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하도록 정해져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계약상 예정되어 있지 않은 의무를 사고가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③ 조리상 주의의무가 있었는가
법이나 계약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상황에서 통상적인 요양보호사라면 마땅히 취했어야 할 조치가 있었는지도 검토하였습니다.
이때에는

  • 피요양자의 평소 보행 능력

  • 보행기 사용 정도

  • 낙상 위험성

  • 평소 혼자 보행한 적이 있는지

  • 사고 장소의 구조

  • 사고 직전의 상황

  • 요양보호사가 당시 수행하던 업무

  • 사고가 얼마나 갑작스럽게 발생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과에서 출발하여 과실을 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당시 의뢰인이 실제로 부담하고 있었던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무엇인지부터 특정하는 것입니다.

5. 서지혜 변호사의 대응 ②

초기 진술의 번복, ‘왜 바뀌었는지’를 타임라인으로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또 하나의 어려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사건 초기 작성한 진술서에서 일부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을 수차례 달리하였던 것입니다.
형사사건에서 진술이 변경되면 수사기관에서는
“처음에는 이렇게 말했는데 왜 지금은 다르게 이야기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설명 없이 진술만 변경하게 되면 자칫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말을 바꾸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단순히 최종 진술만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이

  • 언제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 당시 어떤 자료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는지,

  • 최초 진술 당시 무엇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 이후 어떠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는지,

  • 각각의 진술이 변경된 이유가 무엇인지

를 시간 순서에 따라 하나의 타임라인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진술이 나오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진술의 변경 자체가 곧 의뢰인의 진술 전체를 믿을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였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최초 진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미 진술이 일부 잘못되거나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다시 말을 바꾸기보다는 진술이 이루어진 경위와 변경 이유를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6. 서지혜 변호사의 대응 ③

손해사정사의 높은 과실비율, 그 자체가 형사상 과실의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이 사건에서는 손해사정사가 의뢰인의 과실비율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 자료도 존재하였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자료가 제출되면 피의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해사정 과정에서 산정된 과실비율과 형법상 업무상과실은 동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따라서 단순히 “손해사정사가 요양보호사의 과실을 높게 평가하였다”
는 이유만으로 형사상 업무상과실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해당 과실비율이 어떠한 법령과 계약조항, 어떠한 판례 및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근거로 산정된 것인지
를 하나씩 검토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사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법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해당 자료의 증명력을 다투었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가 있다고 하여 이를 그대로 전제로 방어해서는 안 됩니다.
그 자료가 무엇을 근거로 만들어진 것인지, 형사책임을 판단하는 증거로서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를 다시 검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7. 업무상과실치상, 벌금형이라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의 법정형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사안에 따라 벌금형이 선고될 수도 있지만, 벌금형 역시 형사처벌입니다.
따라서 유죄가 확정되면 범죄경력이 남을 수 있으며, 직업이나 향후 취업·자격 관련 절차에서 범죄경력 확인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불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요양보호사처럼 사람의 생명·신체와 밀접하게 관련된 업무를 계속하여야 하는 경우라면 형사사건 초기부터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8. 형사사건이 끝나도 민사 손해배상청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낙상사고는 형사사건만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또는 가족이 치료비, 향후치료비, 개호비, 위자료 등을 주장하면서 별도의 민사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은 그 요건과 판단구조가 동일하지 않으므로 각각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형사사건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진 진술이나 제출된 자료가 이후 민사사건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절차를 완전히 별개의 사건으로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특히 사고 발생 직후
“제가 제대로 못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와 같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표현을 충분한 검토 없이 사용하였다가 이후 형사·민사사건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절차와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여 처음부터 일관된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9. 낙상사고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은 ‘주의의무의 근거’를 찾는 사건입니다.

낙상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요양보호사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피요양자가 스스로 이동하다 넘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책임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성립 여부는
“이 사람에게 당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 의무가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의무가
법률에서 발생하는 것인지,
계약에서 발생하는 것인지,
당시 상황에서 조리상 당연히 요구되는 것인지
를 각각 구분하여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야 실제로 그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그 위반과 낙상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 고소를 당했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는 경찰조사를 한 번 받고 난 다음에 대응 방향을 정하기보다,
첫 진술을 하기 전부터 사건의 법적 쟁점과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한 시간순서로 재구성하고,

  • CCTV·요양일지·업무일지·계약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며,

  • 의뢰인에게 요구되었던 구체적인 주의의무의 범위를 검토하고,

  • 기존 진술과 객관적인 자료 사이에 모순이 없는지 확인하며,

  •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의 법적 근거와 증명력을 하나씩 검토해야 합니다.

서지혜 변호사는 사건의 결과만을 보고 과실 여부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관련 법령과 판례, 계약관계, 실제 업무범위와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의뢰인의 진술과 객관적인 자료를 시간순서에 따라 정리하여 수사기관이 사건의 전체 경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대응합니다.

요양 중 낙상사고로 업무상과실치상 고소를 당하였다면,
이미 경찰조사를 받은 뒤가 아니라 초기 단계에서부터 사건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 사건, 처음부터 면밀하게 검토하겠습니다.

서지혜 변호사 법률사무소